‘수출 물량 절대 다수 차지’ 베트남, 육류 검사 항목 추가
산란(성)계 수출에 가시밭길이 예고되며 산란계 수급, 더 나아가 계란산업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수출 위주의 산란계산업에서 절대적인 시장인 베트남이 검역 규정을 강화하고 나섰다. 검역 규정을 강화하지 않은 지난해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자국 내 수입 제재<본보 2023년 8월 11일자 7면 참조>를 가했던 베트남인지라, 산란계 농가와 업계에선 베트남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며 검역 협상 및 수출 다변화 등의 적극적인 정부 대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란계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16일부터 베트남으로 수입되는 육류 검사 강화를 시행한다. 최근 주베트남한국대사관 등이 관련 규정 강화를 파악했고, 주 대상은 가금류로 기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뉴캐슬병에 살모넬라와 대장균 2종을 검사 항목에 추가시켰다. 

작년 5월에도 수입 막아 ‘수출량 전년비 17% 급감’…구체적 사유조차 확인 못해

베트남은 지난해 5월 검사 규정을 강화하지 않은 시점에서도 자국 내 산란계 수입을 사실상 막았다. 이로 인해 수출 시장이 내수 시장 대비 70~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수출 대부분이 베트남 시장이었던 국내 산란성계 수출에 타격이 가해지며 산란계 출하 및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여파로 지난해 베트남으로의 닭고기 수출은 5만864톤(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으로 2022년 6만965톤 대비 17%가량 급감했다. 

산란계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산란성계는 샘플 등을 제하고 수출 물량의 99% 이상이 베트남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그런데 통상 수출업체들이 온라인으로 베트남에 수입 쿼터를 신청하면 3~4일 정도 지나 수입 허가를 받았는데 지난해 5월 중순경엔 베트남에서 온라인 신청을 막아버려 대안으로 서류 신청을 했지만, 이 역시 지연해서 한 달 이상 수입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베트남은 사회주의국가로 폐쇄적인 성향이 있어 자국 내 농가들의 요구라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구체적인 사유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나 뉴캐슬병 외 살모넬라와 대장균 검사도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는 물론 회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등 이중으로 검사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불검출이 됐다고 해도 기존 사례를 보면 베트남에서 언제든 문제를 제기하며 관련 내용은 통보하지 않을 수 있다. 베트남 수출이 막히면 국내 산란계 출하 전체가 막히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산란계 농가 출하·수익 보전 난항…계란산업까지 연쇄적 타격 우려

무엇보다 산란성계는 대부분 수출업체에 출하되며 계란 판매와 함께 산란계 농가의 주 수익원이다. 자칫 수출시장이 막히면 농가들의 산란계 출하와 수익 보전에 난항을 겪을 수 있고, 산란계 도계장에서 계란 자조금을 거출하기에 계란산업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이에 생산농가와 수출업계에선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국 다변화 등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산란계 생산자단체 한 관계자는 “베트남 수출에 먹구름이 끼면 돈을 받고 출하하는 농가들이 오히려 돈을 내고 출하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는 등 산란계 출하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연쇄적으로 계란산업에도 타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베트남과 정치적 협상으로 이를 풀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수출국 다변화나 내수시장 활성화 등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산란계 수출 검역 부서인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담당자는 “우리는 물론 베트남에 수출하는 미국이나 브라질, 호주 등에서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베트남 자국 기준이 있기에 더 이상 국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베트남이 수출 규제 등을 강화하는 것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수출국을 다변화하기 위한 검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어민신문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