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유통수출협회 간담회
내년 5월 OIE 총회서 ‘회복’ 땐
싱가포르·필리핀 등 수출 속도
최근 10년 수출 1300% 증가한
일본 소 와규 벤치마킹 주문도

한돈은 ASF로 수출 제약 클 듯

최근 10년간 1300% 수출이 늘어난 일본산 소 와규처럼 사육두수 증가와 가격 하락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한우도 수출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이 유력시되고 있기에 한우 수급 불안 시점과 맞물려 한우 수출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11월 30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협회 회의실에서 ‘한우·한돈 수출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선 이 자리에선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내년 5월 구제역 청정국 회복이 유력시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김지호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사무관은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 관련 지난 9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청정화 자료를 제출했고, 현재 추가 질의가 계속 오고 있는 상황 속에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내년 5월 OIE 총회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한우의 경우 다른 질병이 거의 없어, 수출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한우 수출 관련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싱가포르, 필리핀인데, 청정국 지위 달성 이후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싱가포르는 매우 우호적인 국가여서 벌써 설문서를 보내주고 위험평가 요인을 작성하고 있어, 내년 5월 청정국 지위가 회복되면 수출이 가속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자리에선 일본 와규의 수출 신장세를 보며 한우도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2011년 570톤(35억엔)에 불과했던 일본 와규 수출실적은 2016년 1909톤(136억엔)으로 올라서더니 2021년엔 10년 전 대비 1300% 가까이 급등한 7879톤(537억엔)까지 증가했다. 수출 지역도 캄보디아, 미국, 홍콩, 대만, EU 등 23개국에 이른다. 반면 한우는 2018년 65톤을 수입한 이후 하락해 2021년엔 38톤에 그쳤다. 다만 올해엔 소폭 상승해 11월 26일 현재 3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김용철 육류유통수출협회장은 “현재 한우 사육마릿수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생산비 상승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경기 소비 위축, 수입육의 시장 잠식 등으로 국내산 소비는 점점 위축되고 한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한우)와 비슷한 일본 와규는 10년 만에 약 1300%의 수출 신장을 보였다. 이는 일본 수출업체 각각의 노력과 더불어 2001년 중국 수출이 중단됐다가 2019년 양국 간 고위급 경제회담에서 수출 재개에 합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적극적인 일본 정부의 지원책 없이는 불가능한 성과였다. 우리도 이처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한우 수출 확대를 위한 과제도 제시됐다. 수출업체들은 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등으로의 ‘적극적인 수출국 확대 노력’, ‘장기적·적극적 수출 지원 확대’, ‘철저한 품질관리’, ‘질병 청정화 계획 추진 및 로드맵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한우 수출을 위한 구심체 역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할랄 도축장을 건립하는 등 한우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유창열 한다운에프에스엘 대표는 “결국 수출시장에서 와규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한우고기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선 한우가 와규보다 더 우수한 맛과 건강한 소고기 품종이라는 경쟁 우위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는 한우 세계화라는 취지와도 부합한다. 이를 위해 생산자, 생산자단체, 도축가공업자, 유통업자, 정부가 한우 세계화를 위해 일관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구심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돈 수출과 관련해선 한우와 달리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라는 또 다른 질병이 확산되고 있기에 수출 확대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역화 논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김지호 사무관은 “돼지고기는 구제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열처리 제품 위주로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닭고기가 현재 수출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지역화를 인정했기에 돼지고기도 같은 논리로 지역화를 모색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수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민신문 1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