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 초대 회장
사료값 급등 등 위기 극복도
“달걀은 연간 생산금액이 1조6340억원에 달하는 큰 산업이지만 그동안 독자적인 품목 생산자단체가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대한산란계협회가 만들어져서 다행입니다.”
12일 충북 청주 OCC오송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산란계협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안두영 전 대한양계협회 채란위원장은 양계협회에서 산란계협회를 독립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계협회는 산란계농가와 육계농가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일종의 연합체 형태로 구성돼 있다.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농가와 닭고기를 생산하는 육계농가는 ‘닭’을 사육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각종 정책적 쟁점, 공유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게 안 회장의 주장이다.
가령 최근 3년간 채란업계에선 달걀 이력제 시행, 식용란 선별포장업 도입, 수급안정용 달걀 수입, 난각표시제 시행 등 굵직한 현안이 지속됐다. 하지만 해당 사안들은 육계농가와는 관련이 적다보니 양계협회 내에서 이를 대응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고 전문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산란계농가들 주장이 계속됐고 이는 별도 단체 설립 요구로 이어졌다.
안 회장은 “앞으로도 채란업계에 많은 정책이 쏟아질 텐데 육계농가인 대한양계협회장이 산란계농가까지 대표하다보면 산란계농가 의견이 정부에 왜곡돼 전달되거나 양쪽 농가의 이익이 충돌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서 “산란계협회는 정부 정책에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품목별 단체 설립은 축산업계에서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소’를 사육하더라도 전국한우협회(한우)·한국낙농육우협회(낙농·육우)로 품목별 특성을 반영한 별도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미 ‘닭’도 토종닭과 육용종계는 각각 한국토종닭협회와 한국육용종계부화협회 등 단체가 별도로 존재한다. 특히 육계분야에선 이미 한국육계협회가 있기 때문에 산란계도 산란계농가만을 대변할 산란계협회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채란업계 규모 확장과 경쟁력 강화 ▲가축질병 발생, 사료값 급등 등 위기 극복 ▲정부에 산란계농가 애로사항 전달 ▲산란계농가 발전과 경영안정 도모 ▲산란계농가 권익 향상과 복리 증진, 화합 등 5가지 공약을 임기 내 실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산란계협회 설립에는 기존 양계협회 소속 38개 시·군 채란지부 가운데 36곳이 참여했다. 산란계협회는 내달 농림축산식품부에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청주=박하늘 기자
<농민신문 08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