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민생회의

3주간 23만t…역대 최대

국내비축분 방출 등 추진

650억상당 할인쿠폰 지급

2학기 학교급식단가 인상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농축임수산물 20개 품목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한다. 이들 품목의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에 최대한 근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1일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논의·확정했다.

회의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만큼은 어려운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가 성수품 공급 확대, 할인쿠폰 지원 등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후 1층 매장으로 이동해 과일·채소·축산물의 판매 동향을 살폈다.


◆20개 품목 23만t 공급=정부는 추석 전 3주간(8월18일∼9월8일) 농축임수산물 20개 품목을 23만t 공급한다. 평시보다 1.4배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수산물을 제외하면 14개 품목으로 종전 추석 10대 성수품에다 마늘·양파·감자·잣이 추가됐다. 농축임산물은 14만4000t 규모로 평시(9만5000t) 대비 1.5배 수준이다.

특히 농산물은 국내 비축분 방출, 긴급 수입 등을 통해 전방위로 공급을 확대한다. 배추는 정부비축 물량 6000t을 비롯해 출하조절시설·채소가격안정제 물량을 각각 2600t과 7만5000t 공급한다. 무 또한 정부비축 물량 2000t과 함께 채소가격안정제 물량 7만t을 시장에 푼다. 특히 배추는 이달부터 10월까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해외 직수입을 통해 1640t을 수출 김치가공업체에 공급한다(본지 8월10일자 2면 보도).


◆수입 양파·마늘·감자 대거 반입=양파는 3000t을 추석 성수기에 우선 공급한다. 이를 위해 정부비축 물량 2만t을 방출하는 동시에 17일부터 연말까지 할당관세(10%)를 도입한다.

앞서 정부는 7월8일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방안’을 통해 양파 2만여t에 대해서 저율관세할당(TRQ)을 운용, 기존 135%인 관세를 50%로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추석 민생안정대책에선 이 물량에 대해 할당관세(10%)를 또 적용해 관세를 40%포인트 더 내렸다. 적용물량도 TRQ 운용 예정물량 2만여t을 포함해 9만2000t으로 크게 늘렸다.

마늘은 추석 기간 300t을 시장에 푼다. 이를 위해 정부비축 물량 6000t을 방출하는 한편 TRQ 물량을 1만t 증량한다. 이에 따라 연간 마늘 TRQ 물량은 기존 1만4000t 수준에서 2만4000t 수준으로 늘어난다.

앞서 정부는 7월22일 수입 마늘 9616t에 대해 TRQ 수입권을 공매했다. 상반기 도입한 TRQ 물량 4468t을 포함하면 당초 연간 계획량 1만4000t을 이미 다 채운 상태다. 연말까지 기준관세(360%)보다 크게 낮은 50%가 적용된 TRQ 마늘 1만t이 추가로 들어올 공산이 커졌다. 양파·마늘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농민들로부터 사들인 산지농협의 영업손실이 우려된다.

이밖에 감자는 국영무역으로 수입한 호주산 700t에다(본지 7월13일자 5면 보도) 국내산 정부비축 물량 4000t을 더해 4700t을 시장에 방출한다.


◆축산물·할인쿠폰·기타=할당관세(0%) 적용 축산물도 신속히 도입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6월22일 할당관세 적용 후 이달 9일 기준 5945t, 쇠고기는 7월20일 이후 5만4820t이 수입됐다. 닭고기 역시 지난달 20일 할당관세 적용 후 1만9666t이 국내에 반입됐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9월까지 할당관세 적용물량(돼지고기 1만3000t, 쇠고기 10만t)이 모두 수입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할당관세가 가격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정부는 8월22일∼9월8일 도축수수료를 한마리당 한우 암소는 10만원, 돼지는 1만원 지원한다.

정부는 또한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65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지난해 추석보다 80%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농협하나로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14개 마트에서 20대 추석 성수품을 20% 할인해 판매하면 정부가 행사기간 1인당 2만원 한도로 마트에 할인액을 지원한다. 전통시장은 할인한도가 농축산물은 3만원, 수산물은 4만원이다. 정부는 할인쿠폰 지원과 별개로 대형마트에서 자체 추가 할인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함께 2학기 초·중·고교 급식단가를 1학기 대비 9%가량 인상한다. 식품물가 상승에 따른 급식 질 저하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 1명당 한끼 평균 급식비는 3375원에서 3677원으로 300원가량 오른다.

아울러 추석 연휴(9월9∼11일)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달말 최종 결정한다.

김소영 기자


< 농민신문 8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