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특수마저 실종되는 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하늘이 정해주는 날씨야 어찌할 수 없다 쳐도, 닭고기 소비 심리를 가라앉히는 행위는 자제돼야 합니다.”

사룟값·유류비를 비롯한 각종 생산비 상승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담합 결정에 따른 천문학적 과징금 납부 등으로 근래 들어 가라앉기만 했던 육계·토종닭업계가 ‘적어도 복 성수기엔 날개가 꺾이는 일이 없길’ 바라고 있다. 최대 성수기인 복 특수마저 사라지면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육계·토종닭업계에선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이를 망쳐놓을 수 있는 자연(날씨)과 인위적(소비력 떨어트리는 행위)인 부분 모두 걱정하며 이것들이 ‘기우’가 되길 희망한다.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여름…소비도 '뜨거울까'
조심스럽지만 닭고기업계에선 7월 16일 시작되는 초복부터의 복 성수기를 비롯해 올여름 시즌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묶여 있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닭고기 수요를 살려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 여기에 여름 휴가철 아직 해외여행은 활성화하지 못하는 반면 국내 여행은 코로나19 이전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닭고기 업계가 여름시즌을 긍정적으로 보는 대목이다. 더욱이 보통 서너 명 이상이 계곡 가든 등에서 주로 먹는 소비 행태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상당히 침체됐던 토종닭업계에선 올여름 소비를 ‘뜨겁게’ 바라보고 있다.

토종닭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산란계 사육 규모 4분의 1이 사라졌다. 토종닭은 여행지 음식점 소비 점유가 높은데, 관련 외식업이 위축되고 음식점이 폐점하면서 우리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며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맞는 이번 여름 시즌은 소비와 가격 면에서 모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대 속 날씨·생산비 증가 우려도
매주 내리는 비는 판매 ‘악재’
“초복되기 전 장마 끝나야” 

그런 이들을 우려스럽게 하는 건 우선 ‘날씨’다. 최근의 질질 끌고 있는 장마가 무엇보다 시답지 않다. 비는 닭고기 소비엔 항상 악재가 돼 왔기 때문인데, 최근 매주 비가 들어있는 일기예보가 이들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 

닭고기업계 관계자는 “복날 삼계탕이나 휴가철 백숙과 치킨 등 여름철 닭고기 소비는 날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비가 온다는 건 닭고기 소비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초복(7월 16일)을 앞두고 장마가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생산비 급등 따른 가격 인상 불구
마구잡이식 ‘물가상승 보도’ 등
소비심리에 찬물 부어선 안돼


닭고기업계를 더 걱정케 하는 건, 닭고기 소비 심리를 잠재우는 행위다. 현재 양계 현장에선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여름 인상분까지 합치면 지난해부터 인상된 사룟값이 7월 초 현재 평균 5번 정도 누적됐고, 유류비, 상차비, 인건비, 운반비에 병아리비까지 모두 상승해 최악의 생산비 급등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는 치킨·삼계탕 가격이나 치킨 배달료 상승 등의 언론보도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전북의 한 육계농가는 “1년 새 kg당 450원 하던 사료비가 670원, 외국인 인력이 줄어들면서 80~90원 하던 상차비가 120원(마리 당)으로 상승하는 등 오르지 않은 게 없다. 생산원가가 너무 높아 농가들의 불안 심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정말 여름철 소비는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제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취재 과정 중 만난 대부분의 닭고기 업계 관계자들은 답변에 소극적이거나 익명을 요구하는 등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행정지도에 의한 수급조절 행위조차 담합으로 변모해버리는 상황이 너무 무서웠고 또 조심스러워졌다. 솔직히 수급 관련 정보를 농가와 업계 등에 제공해줘야 하는데, 닭고기업계는 수급조절 행위가 완전히 막힌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한국농어민신문  7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