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깨끗한 물 충분히 공급·바닥과 지붕에 물 뿌려 온도 낮춰야
올여름은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선 낮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으면서 여름철 폭염을 대비하는 축사관리, 사양관리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기온이 높게 올라가고 폭염이 지속되면 사람 못지않게 가축도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과 성장이 떨어지고 특히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축사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환경온도를 낮춰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화재나 정전이 발생하면 유해가스 농도 증가, 온도 등으로 가축이 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 폭염을 대비한 보다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 7~8월 평년보다 더워
최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7~8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으면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최근 10년간 평년대비 평균기온이 6월 0.5도, 7월 0.6도, 8월 0.7도 상승해 기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6월은 1.3도, 7월은 0.7도, 8월은 1.0도 기온 상승 경향이 나타났다.
# 한우, 26도 이상이면 주의해야
한우의 경우 기온이 26도 이상이면 사료 섭취량이 10~20% 감소한다. 한우는 개월령에 따라 사육에 적당한 온도가 달라지는데 송아지와 비육우는 고온 스트레스가 비교적 큰 편이다.
특히 비육우는 26도만 넘어가도 증체량과 유량이 감소하며 스트레스 가중 시 폐사 위험이 있다. 또한 28도가 넘어가면 물 부족 현상과 함께 축체를 냉각하지 않으면 폐사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는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소가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름철 소 사양관리는 사료보다 물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기 때문에 급수조 관리를 깨끗이 하고 기온이 오르는 낮 시간에는 소의 뒷목 부분에 찬물을 뿌려주거나 한낮에 우사 주변 바닥이나 지붕에 물을 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육우는 30도 이상이 되면 생산환경 임계온도에 달해 증체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더운 시기에는 반추가축용 코팅 비타민C 제제를 급여하고 스트레스를 낮춰 사료섭취 저하를 막아야 한다.
번식우는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고 농후 사료의 비율을 높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섬유 함량이 높은 조사료를 많이 급여하면 체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물을 사료에 섞어 먹이고 미네랄블록 등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한다.
장선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농업연구사는 “번식우는 혹서기에 발정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새벽에 동트기 직전 발정 관찰을 해서 수정을 실시해야 한다”며 “고온 스트레스로 수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수정 시기를 조절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 젖소, 고온 피해 시작 온도 27도
젖소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유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폭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에는 젖소가 음수량 증가와 사료 섭취량 감소를 겪고 이는 체내대사 불균형을 초래해 면역력 감소, 생산성 저하를 일으켜 농가에게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줄 수 있다.
특히 젖소는 섭취한 사료가 반추위에서 발효되면서 열이 발생해 고온 스트레스를 더 받아 적절한 사육 온도를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젖소의 적정 사육 온도는 5~20도이며 고온 피해 시작 온도는 27도이다.
이와 함께 젖소는 우유 생산에 필요한 물 섭취가 중요하므로 하루에 150∼200리터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한 땀과 호흡으로 인한 칼륨과 나트륨 등 광물질 손실이 크기 때문에 별도로 보충해 주는 것이 좋으며 여름철에는 되도록 사료를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분만 전후 젖소는 고온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줘야 한다.
아울러 반추위 동물인 젖소는 되새김질 시간이 길수록 우유 생산량이 많아지는데 더울수록 반추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진청 축산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젖소는 하루 평균 450~550분 정도 반추하는데 더위지수가 1단계일 때 젖소의 하루 반추시간은 450분이었으나 5단계일 때는 380분 정도로 약 70분 짧아졌다.
이에 폭염이 발생했을 때 젖소의 반추시간을 적절히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축사 환경과 사양관리를 통해 고온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광석 농진청 축산과학원 낙농과장은 “반추시간을 모니터링해 사양과 우사 환경 관리를 한다면 고온기 우유 생산성 감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돼지 양질의 사료 급여 중요해
돼지는 축산과학원이 제시한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온도와 습도를 활용해 가축이 느끼는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더위지수가 73미만이면 주의, 83미만이면 경고에 해당한다. 더위지수 93을 기준으로 미만이면 위험, 이상이면 폐사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폭염을 대비해 지붕단열 보강이나 지붕 위 물 뿌려주기 등으로 돈사 온도 상승을 막고 충분한 환기로 체감온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 필요시 냉풍기, 안개분무 등을 설치해 가동해야 한다.
특히 신선한 물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급수기의 수압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돈방당 적정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육마릿수를 알맞게 해야 하는데 제곱미터당 비육돈 1마리를 유지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양질의 사료 급여와 사료 급여 횟수를 늘려주고 변질된 사료를 먹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료통을 매일 청소해 사료내 병원성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돼지의 출하와 이동이나 종모돈의 종부 등은 가급적 서늘한 아침이나 저녁에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돼지는 여름철 고온기에 열사병, 돼지단독, 일본뇌염 등의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농가에선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전 백신접종, 해충방제를 위한 축사주변 잡초나 물웅덩이 제거와 방충망 점검, 설치 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육계, 더위지수 높을수록 출하 일수 늦어져
닭은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 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다른 가축보다 폭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사육온도 조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육계의 경우 적정 사육 온도인 25도보다 고온일 경우 생산성 저하를 유발한다. 육계는 더위지수에 따라 육계의 출하 체중 1.5kg에 도달하는 일수가 늘어난다. 더위지수가 위험 단계일 때는 3일, 심각 단계일 때는 7일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육계는 체중이 늘어날수록 고온 스트레스 피해가 크기 때문에 사육 후반기로 갈수록 적정 온·습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먼저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닭장 지붕 위에 물을 뿌리거나 차광막을 설치해 내부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무창계사(창 없는 닭장)는 환기팬의 속도를 높이고 개방계사도 중간에 연결식(릴레이식) 환풍기를 설치해 내부 공기를 순환해 정체되지 않게 해야 한다.
쿨링패드 같은 냉방장치를 이용할 경우에는 사용 전 물이 새거나 막히는 곳이 없는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
사양관리 측면에서 육계는 사육밀도를 10~20% 줄이면 체열 발산으로 인한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다. 닭 사육밀도를 줄기이 위해서는 간헐점 등을 실시해 닭의 움직임을 조절해주면 닭 주변의 열 축적을 분산시킬 수 있다.
고온에서는 사료섭취량이 줄기 때문에 하루 중 가장 시원한 시간대인 이른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사료를 줘 닭이 사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물 관리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닭은 사료섭취량의 약 2배의 물을 마시는데 고온에서는 음수량이 사료섭취량의 4~8배까지 늘어난다. 신선하고 차가운 물을 충분히 공급하고 매일 물통을 청소, 소독해 소화기 계통의 질병을 예방해야 한다.
[기고] 여름철 가축 사양 관리시 환기관리 방법
-송준익 연암대 축산계열 교수
축산농가가 여름철 가축을 기르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보다도 온도관리이다.
그러면 여름철 농장의 축산 사양 환경(온도) 관리 포인트는 무엇일까? 특히 여름철은 온도 관리를 위해 축사 내 공기 속도를 잘 관리해야 가축의 생산성과 사료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환경 제공을 위한 공기 속도 조절을 잘해준다면 가축은 시원함을 느끼고 농장주의 노력도 최소화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축종별로 살펴보자. 먼저 한·육우를 사육하는 농가의 환기 관리는 제대로 건축된 우사의 경우 우선 소가 한정된 곳에 몰리지 않고 모든 바닥 면을 매일, 계절과 관계없이 골고루 사용한다. 이를 통해 우사 내에서 가장 좋은 환경은 공기 풍속을 기준으로 초당 3~5m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사 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한·육우 사육 농장에서는 우사 내 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물 분무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때 반드시 분무된 물이 우사 외부로 배출되도록 습기 배출에 신경을 써야 우사 내부가 건조해지고 시원해진다. 따라서 공기 배출 송풍팬 설치는 소를 위한 기본적인 사양관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양돈장의 경우 요즘 농장에서 주로 설치하는 환기팬을 살펴보면 좀 특이한 시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특히 배기팬의 크기를 다르게 설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그러나 돈사 내 공기의 균일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환기는 반드시 같은 용량(크기)의 환기팬 설치를 통한 균일한 공기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돈사 내 공기 환경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가 있다. 아울러 입기구에서의 공기 속도는 자돈사는 초당 2~3m가 돼야 하고 육성비육사는 초당 5~7m 전후이어야 한다. 임신사나 분만사는 초당 0.6~1m이내의 공기 속도로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양계 농장의 환기관리는 무창계사 대부분은 계사 내의 팬을 작동시켜 닭 주위의 공기는 보통 초당 0.2~0.5m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게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닭의 체감온도를 3도가량 낮추게 되는데 지나친 풍속은 닭의 체온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설사나 기침 등의 원인이 된다. 여름철 적당한 풍속은 체감 온도를 낮춰 비육 효과를 높여주며 바닥 깔짚재를 건조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여름철 환기 방법인 터널 환기의 경우 여름철에는 계사 내에 공기 유속을 이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터널 환기는 과한 공기 유속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계 환기식 계사는 초당 2~3m 이내의 공기 속도를 유지해야 좀 더 효율적인 사양 환경을 유지할 수가 있을 것이다.
[기고] 불볕더위로부터 가축을 지키려면
-권경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농업연구사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90년대보다 2020년대가 0.6도 높고, 여름 기간은 1900년대 초반 30년(1912~1941년)보다 최근 30년(1991~2020)이 20일 길어졌으며, 폭염일수는 1981년~2010년 평균 9.5일에서 2012년~2021년 평균 14.6일로 많아졌다. 그렇다면 폭염으로 인한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시설현대화사업 등을 통해 최신식의 무창 시설로 변경하고 있는 계사, 돈사와 달리 개방형 사육시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우, 젖소가 오히려 더 힘든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따라서 개방형 축사는 송풍팬, 윈치커튼, 안개분무 시설 등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실 많은 농가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송풍팬 사용이다. 송풍팬은 농장 주변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고려해 설치 각도를 조정하고 주변 장애물을 없애 ‘바람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가을, 겨울철에 찬바람을 막기 위해 우사 근처 혹은 우사 측벽 쪽에 일종의 방풍벽처럼 곤포 사일리지를 쌓아놓는데 이는 여름철 우사 내 더운 공기와 유해가스 제거를 방해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혹은 불어나가는 방향에 장애물이 있으면 우사 내부로 맴돌이 기류가 형성돼 열과 유해가스가 누적되고 만다. 다소 힘들더라도 여름에는 바람 방향을 고려해 적재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개분무 시설 이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분무된 물방울이 바닥에 닿지 않고 공기 중에서 바로 증발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개분무 시설을 이용할 때 송풍팬을 함께 사용하며 가동에 따라 시설 내부의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가동시간을 조절해줘야 한다. 그늘막과 지붕에 칠해주는 단열 페인트 역시 여름철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큰 몫을 한다.
밀폐형 축사의 경우 쿨링패드, 에어컨, 환기팬 등의 작동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거미줄이나 셔터막에 쌓여 있는 먼지 등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쿨링패드를 이용할 때 외부 습도가 높으면 냉각 효과가 크게 감소하며 오히려 시설 내부 습도를 높여 고온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한낮에 습도가 높지 않을 때 가동해야 한다. 여름철엔 축사에 전기를 이용하는 시설이 많아 전기가 끊기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전 경보기를 점검하거나 설치해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축사 시설 현대화 사업’, ‘폭염 대비 가축 사육환경 개선 사업’, ‘폭염 스트레스 완화제 지원 사업’ 등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마련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국립축산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고온기 가축피해예방 및 축사환경관리 핵심기술서’는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볼 수 있어 폭염 대비에 활용하길 바란다.
<농수축산신문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