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이 고온 스트레스에 약한 축종으로 알려진 돼지와 닭의 불볕더위 피해 예방법을 8일 소개했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데다 지방층이 두꺼워 몸의 열을 내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고온 환경에서 돼지는 사료 먹는 양이 30%까지 줄고 성장이 더뎌 생산성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는 세포, 미생물 등 장내 환경이 달라져 영양소를 소화·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사료 영양 수준을 조절해 먹이를 줘야 한다.
배합사료에 대두유(콩기름), 우지(쇠기름) 등을 첨가하면 사료 먹는 양과 일일 몸무게 증가량(증체량)을 높일 수 있다. 사료 조단백질 함량을 1∼2% 낮춰주면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줄일 수 있다. 비육돈의 경우 사료에 비테인을 0.1% 첨가하는 방법도 있다. 비테인을 먹인 결과, 스트레스 지표인 혈중 코르티솔 농도가 12% 낮았으며, 일일 몸무게 증가량은 6% 높게 나타났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사료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신선한 사료를 먹일 수 있도록 축사 내 먹이통을 매일 확인한다. 남은 사료가 있다면, 주는 양을 조절하고, 상한 사료는 즉시 버린다. 사료 저장고의 구동부, 연결관(이송선)에 빗물이 들어갈 틈이나 구멍이 없는지 확인하고 수리한다. 사료 저장고에 흰색 단열페인트를 칠하면 내부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사료는 한 번에 주문하는 양 또는 간격을 줄여 3∼4일 이내에 다 쓸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사료 먹는 양의 3배 정도 되는 물을 먹는데, 고온기에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급수기 위치와 수압, 고장 여부 등을 매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닭은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 있고 땀샘 발달이 느려 고온에 취약하다. 고온 환경에서 호흡이 빨라지며 날개를 펼치거나 시원한 물체에 몸을 닿게 해 체온을 조절한다. 고온 스트레스가 쌓이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몸무게 증가량 감소 또는 산란율 저하가 나타난다.
닭은 고온 환경에서 물 먹는 양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변이 묽어지면서 깔짚이 축축해지고, 암모니아 등 유해가스와 열이 발생해 사육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 축사 내부의 습기와 열을 제거하려면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터널식 환기는 축사 내부에 빠른 바람을 만들어 주어 여름철 환기 방식으로 알맞다. 공기가 흐르는 속도(유속)를 초당 2.5m 정도로 유지하면 닭의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밀폐형 축사는 비교적 환기가 쉽지만, 닭이 공기 통로(입기구) 쪽으로 몰리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개방형 축사는 연결식(릴레이) 환풍기를 설치하고, 높낮이 조절 커튼(윈치커튼) 주변의 방해물을 치워 공기 흐름이 원활하게 한다.
여름철에는 전력 사용이 증가하므로 예기치 못한 정전 사고에도 대비해야 한다. 송풍팬, 쿨링패드(냉각판) 등 전기시설이 멈추면 온도가 급격히 높아져 폐사 같은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비상 발전기를 확보한다.
육계는 사육 밀도가 높으면 축사 내 온도가 오르기 쉽고, 바닥까지 공기가 통하지 않아 깔짚이 마르기 어렵다. 따라서 여름에는 사육 밀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춘다.
산란계(알 낳는 닭)는 고온 스트레스로 영양소와 비타민 요구량이 늘어나므로 사료에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첨가해 먹이면 산란율 저하와 달걀껍데기 품질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농민신문 6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