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턴 ‘AI·구제역’ 비상…철통방어 나서야

가축전염병 위험 커져 3가지 동시발생 땐 국내 축산업 재기불능 

“종합적방역대책절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계절이 다가와 축산농가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ASF가 국내에 상륙한 지 11일째인 27일 현재 전체 발생건수는 경기 파주 2곳, 연천 1곳, 김포 1곳, 인천 강화 5곳 등 모두 9건이다. 이런 가운데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 발생위험이 큰 시기가 도래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제역과 AI는 주로 가을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발생한다. 두 질병의 바이러스는 고온보다 저온에서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AI는 발생주범으로 꼽히는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3월말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해왔다. 2014년 9월24일부터 2015년 6월10일까지 장장 260일 동안 이어진 과거사례를 보면 이 기간에 AI는 월평균 22건씩 나타나 닭·오리 농가를 괴롭혔다.

축산업계는 ASF 발생으로 양돈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들 가축전염병까지 생기면 ‘국내 축산업 붕괴’라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축 살처분 및 소비위축으로 인한 농가피해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또 사료·도축장 등 관련 산업 위축에 따른 피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구제역의 파급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첫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업이 본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모두 2조415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살처분 및 소비위축에 따른 피해액은 1조3493억원, 관련 산업 피해액은 1조663억원이다.

이처럼 한가지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만 해도 엄청난데 3가지가 동시에 발생하면 국내 축산업은 재기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따라 ASF뿐만 아니라 구제역·AI에 대한 물샐틈없는 방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홍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ASF 발병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효과적인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구제역·AI까지 발생할까 걱정”이라며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예방책이 수립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축산농가도 농장 내외부를 날마다 소독하고 구제역 백신접종을 하는 등 방역에 온 힘을 쏟아달라”고 덧붙였다.

장순석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서기관은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운영하는데, 올해는 ASF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방역대책을 펼칠 것”이라며 “구제역방역과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가축전염병 예방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농민신문 9월 30일>